
●동종 타사 비판에 인종차별적 발언을 인용
일본사회에서 일본 굴지의 화장품 및 기능성식품(서플리먼트) 회사인 DHC 회장, 요시다 요시아키(吉田 嘉明, 79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유는 올해 11월, 그가 자사 홈페이지에 실은 재일교포나 한국계 일본인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는 글을 실었기 때문(링크). 자사 판촉광고를 홍보하는 글 속에서 그는 동종업계인 회사인 산토리(SUNTORY)를 이렇게 언급했다.
산토리 CM(광고)에 기용된 탤런트는 어떤 일인지 거의 전원이 코리안계의 일본인입니다. 이로 인해 네티즌들에게 “촌토리”라고 야유받고 있는 듯합니다. DHC는 기용하는 탤런트를 비롯하여 모두가 순수한 일본인입니다.
일본에서 “촌(チョン)”은 한반도에 살거나 한반도에 뿌리를 가진 사람들을 차별하는 대표적인 호칭이다.
지난 15일, 이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자 일본 트위터에는 요시다 회장의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을 지탄하는 트윗이 잇달았다. 그러면서 트렌드 상위에 #差別企業DHCの商品は買いません (차별기업 DHC의 상품은 안 삽니다)는 해시타그가 올라오는 등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요시다 회장이 1972년 창업한 DHC는 화장품 사업으로 성장한 후, 건강식품을 다룸으로써 급성장하여 현재는 일본에서 미용, 건강식품 통신판매 매출액 2위인 대기업이다(1위는 산토리웰니스). 일본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기업 회장이 자사 사이트에서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행동은 실로 충격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요시다 회장이 4년 전인 2016년에도 이른바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 증오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요시다 회장은 당시 글에서 이렇게 썼다(괄호는 원문대로 표시)
…진짜, 가짜, 유사품을 논할 때 자이니치(在日,재일교포를 의미하는 일본어)의 문제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 경우의 자이니치는 넓은 의미의 자이니치입니다. 소위 3, 4세대 전 조상이 일본으로 넘어온 귀화인을 뜻합니다.
이렇게 볼 경우 현재 일본에 놀라운 수의 자이니치가 살고 있습니다. 같은 자이니치라도 일본인이 다 돼서 일본을 위해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대단한 분들입니다. 문제가 되는 건 일본인으로 귀화를 했는데도 일본에 대한 악담을 일삼거나 모여서 자이니치집단을 만드려는 놈들입니다. 이른바 가짜일본인입니다.
정계(특히 민주당), 대형 언론매체(특히 아사히신문, NHK, TBS), 법조계(재판관, 변호사, 특히 도쿄대학 출신), 관료(거의 도쿄대학 출신), 연예계, 스포츠 업계에는 특히 많을 것 같습니다. 연예계나 스포츠 업계는 자이니치가 넘쳐나도 큰 문제는 아닙니다. 영향력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정계, 관료, 대형 언론매체, 법조계입니다. 국민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 회사도 대기업의 일원으로서 다방면의 활동을 통해 법정다툼이 생길 경우가 많습니다만, 재판관이 자이니치, 피고측이 자이니치일 경우에는 우리 측이 100% 패소합니다. 재판을 시작하기 전부터 결과가 나와있는 겁니다. 가짜일본인은 필요 없습니다. 모국으로 돌아가게 만듭시다.
일본 법무성은 헤이트스피치를 “특정 국가의 출신인 것 혹은 그 자손이라는 것 만을 이유로 일본사회에서 쫓아내거나 위해를 가하려고 하는 등의 일방적인 내용의 언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요시다 회장의 말은 이에 정확히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DHC는 자회사인 <DHC티비>를 통해 혐한 발언을 일삼고 있다.
일본 Buzzfeed가 16일짜 기사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7년에는 한 프로그램에서 나온 재일교포 차별 발언이 도마에 올라 일본BPO(방송윤리, 프로그램 향상기구)에서 “중대한 방송윤리위반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적도 있다.
또한 2019년 8월에는 <DHC티비>에서 제작하는 또다른 프로그램 “진상 깊이! 토라노몬뉴스(真相深入り!虎ノ門ニュース)”에서 다룬 바송내용이 ‘혐한적’이라고 한국에서 #잘가라DHC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기업 DHC 회장이 이렇듯 마음대로 혐오발언을 내뱉고 다니는 것을 허용하는 일본 사회 풍토에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저명 칼럼니스트 오다지마 다카시(小田嶋隆)씨는 트위터에서 “DHC의 문제는 단순히 ‘차별을 확산하는 기업이 실재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기업이 티비 프로그램을 소유하고, 티비광고를 내고, 유명 탤런트를 기용하고, 편의점에 판매대를 확보하고,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을 허락하는 이 나라의 현재 상황이야 말로 문제다. 돈만 낸다면 무엇을 해도 좋다는 건가”고 끄집었다.
DHCの問題は、単に「差別を拡散する企業が実在している」というだけの話ではない。そういう企業がテレビで番組を持ち、CMを打ち、有名タレントを起用し、コンビニに棚を確保し、新聞に広告を掲載することを許しているこの国の現状こそが問題だと思う。カネさえ払えば何をやってもいいのか、という。 — 小田嶋隆 (@tako_ashi) December 16, 2020
또한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인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씨는 역시 트위터에서 “단번에 퇴출될 수준의 헤이트 발언을 반복하는 기업을 대형 스폰서인 관계로 퇴장 못 시키는 것이 일본 지상파 방송이다. 역사주정주의적, 혹은 허위사실이나 악의에 의한 망언을 오직 PV(페이지 뷰, 조회수)를 위해 그대로 기사화하는 스포츠 일간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적인 책임이 크니 언젠가 그 대가를 치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一発アウトレベルのヘイト発言を繰り返す企業を大口スポンサーだからといって退場させられないのが日本の地上波テレビ局。歴史修正主義的、あるいはデマや悪意に基づく妄言を逐一PVのためにそのまま記事化するスポーツ新聞。どう考えても道義的な責任大きいので、いつか裁きにあってほしいですね。 — 津田大介 (@tsuda) December 15, 2020